우리는 종종 선물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 때로는 물건의 형태로, 때로는 말과 시간, 감정의 형태로. 하지만 그 많은 ‘선물’들이 진짜 선물이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물이란 되돌아올 것을 전제로 하는 거래가 아니라, 그것을 건넨 순간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진짜 선물이라면, 나는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진심으로 무언가를 ‘없앴던’가. 어쩌면 나는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또 스스로를 좋게 보이려는 욕망으로 선물이라는 이름의 독을 나누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에고에 갇힌 두 여인의 이야기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들이 남긴 것은 독이 되었고, 물조차 썩게 만들었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는 일이, 줄곧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행위였을 때, 그것은 줄 수 있는 힘이 아니라 갇힌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그것이 자아의 결속에서 나온다면 누구도 마실 수 없는 우물의 물이 되어버린다. 선물이 흘러야 한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막혀 있는 걸까.
“선물은 비어 있는 곳을 향한다.”는 말이 위로처럼 다가왔다. 빈손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오히려 비어 있기에 힘을 가지는 손.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원 안으로 들어와 무언가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받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은, 내가 먼저 흘려보내는 쪽이 되어도 괜찮다고, 조금씩 믿어보려 한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아직 활기차게 사는 방법을 모른다. 방법을 찾으려 애쓰다가 오히려 더 경직되곤 한다. 머릿속엔 온갖 이미지와 ‘이래야 한다’는 관념들이 가득하다. 완전한 내가 되기를 바라며 더 많이 억누르고, 더 깊이 가둬두고 있는 건 아닐까. 입은 점점 굳고, 눈에는 긴장이 감돌고, 내 안의 힘들은 좁은 방 안에 숨어버렸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먼저 나 자신을 선물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의 모순을 정직하게 마주보고, 그것을 허물기 위한 시간들을 살아내야겠다고.
언젠가 정말로 나다운 선물을 줄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빈손의 따뜻함을 믿을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내가 해방되는 방법을 천천히 연습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