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uki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좋아하는 것은 자연히 계속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계속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거기에는 의지와 같은 것도 조금은 관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 해도, 아무리 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은 오래 계속할 수는 없다. 설령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오히려 몸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건강’에 대한 철학이 있나요?‘기초 체력'의 강화는, 좀 더 큰 규모의 창조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일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은 해볼 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다, 고 믿고 있다. 건강한 것과 건강하지 못한 것들은 서로를 보완하고, 어떤 경우에는 서로를 자연스럽게 감싸 안을 수 있는 것이다. 때때로 건전함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불건전한 것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편향은 인생을 진정으로 내실 있는 것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다른 스포츠가 아닌 ‘달리기'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나는 팀 경기에 적합한 인간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경기에는 잘 맞지 않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을 상대로 이기거나 지거나 하는 경기에 대해서는 옛날부터 한결같이 그다지 연연하지 않았다. 그러한 성향은 어른이 된 뒤에도 대체로 변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 됐든 다른 사람을 상대로 이기든 지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보다는 나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그런 의미에서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나의 성격에 아주 잘 맞는 스포츠였다.
꾸준히 달리는 비결이 있나요?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아마 비슷한 이야기를 썼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계속하는 것 -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어지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 나간다. 그러나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하게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설가로서 목표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육체는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쇠잔해간다. 빠르건 늦건 패퇴하고 소멸한다. 육체가 시들면 정신도 갈 곳을 잃고 만다. 그와 같은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지점을 - 결국 내 활력이 독소에 패배해서 뒤처지고 마는 지점을 조금이라도 뒤로 미룰 수 있기를 바란다.

운동하는 목적이 있나요?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까닭은 ‘소설을 착실하게 쓰기 위해서 신체 능력을 가다듬어 향상시킨다'라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므로 레이스나 연습을 위해서 작품을 쓸 시간을 빼앗겨버리고 나면, 그것은 본말이 전도된 일이라고 할까, 약간 곤란한 일이 되고 만다.
권태기가 찾아온 적은 없나요?
풀 마라톤의 기록은 썰물이 빠지듯, 완만한 속도이긴 했지만 계속 후퇴를 거듭했다. 달리는 일이 이전처럼 무조건 즐겁다는 생각도 들지 않게 되었다. 나와 ‘달리는 일' 사이에는 그처럼 서서히 권태기가 찾아오고 있었다. 거기에는 지불한 만큼의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실망감이 있었고, 열려 있어야 할 문이 어느 사이에 닫혀버린 듯한 폐쇄감이 있었다.

달릴 때 듣는 음악이 있나요?
달릴 때에는 대체로 록 음악을 듣는다. 때로는 재즈를 듣는 일도 있다. 그렇지만 리듬에 맞추는 걸 생각할 때, 역시 반주 음악으로서는 록이 가장 좋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나 고릴라즈라든가, 제프 벡이라든가 또는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 치 보이스 같은 오래된 음악. 되도록 심플한 리듬의 음악이 좋다. 지금은 많은 러너가 아이팟을 들으며 달리고 있지만, 나는 손때가 묻은 MD 쪽을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묘비명에 남길 1문장이 있다면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With: Goya
When: 2023.10.21 2pmWhere: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