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ler


타일러는 외식업 브랜드 롸카두들의 공동 창립자다. 6년 차가 된 브랜드를 이끄는 그는 여전히 매장에 나가 손님과 마주하고, 주문을 받고, 무너뜨릴 새로운 경계를 찾아 나선다.



타일러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요?
자기만의 가치관이 있어야죠. 그 가치들이 물질적이면 안 되고요. 꽤나 이타적이어야 해요. 비물질적이고, 이타적인 가치들이 꿈과 연결되어 있을 때 살만하다고 느껴요. 제가 설정한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할 원동력이 되거든요.

비물질적 가치만 추구하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요.
사실 제가 돈을 버니까 이런 가치관을 지켜낼 수도 있겠죠. 돈이 최고예요. (웃음) 비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마음이 어찌 보면 럭셔리잖아요. 하지만 건강한 삶이 ‘돈’과 ‘명성'으로만 채울 수 없는 건 분명해요.

‘스트릿 문화’는 롸카두들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죠.
한국에서 ‘스트릿 문화’와 ‘올드스쿨 힙합’을 ‘버거 가게’와 엮은 건 저희가 거의 시초예요. 매장을 처음 열 때만 해도 ‘올드스쿨 힙합’은 주로 방구석에서 혼자 듣는 음악이었어요. 초반에는 매장에서 음악을 틀 때 좀 쫄리기도 했고요. 욕설이나 총 소리가 자주 나니까요. (웃음)
롸카두들의 사업 방식


이태원에 위치한 롸카두들의 첫 번째 매장

초기에 비주류 문화를 ‘버거 가게'와 섞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나요?
매장을 열고 한 달 정도는 ‘이게 맞나'하는 불안감에 휩싸였어요. 어느 날 스트릿 웨어로 멋지게 차려입은 두 손님이 들어오셨죠. 속으로 ‘만약 저 손님들이 우리 버거를 먹고 맛있다고 끄덕이고, 내가 트는 음악을 좋아해 끄덕이면 우리는 성공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음식이 나올 때쯤 우탱클랜(Wu-Tang Clan)의 「크림」(C.R.E.A.M.)을 선곡해 뒀죠. 그 손님들이 버거를 한 입 먹고 맛있어서 끄덕이고, 음악이 나오니까 ‘대박' 이러시면서 더 맛있게 드셨어요. 그 모습을 보니 불안감이 자신감으로 바뀌더라고요.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선명해요.



유튜브 채널 롸카두들 플레이리스트 중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가 눈에 띄던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웃음)
롸카두들 매장은 누군가의 추억이 아카이브 되어 있는 공간 같아요. 
맞아요. 우리가 어릴 적에 열광했던 음악, 스포츠, 스트릿 문화와 관련된 경험들을 함께 공유하고 느낄 수 있는 장소에요.


압구정에 위치한 롸카두들의 두 번째 매장

성수 매장은 코로나 시기에 오픈하셨잖아요.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위생을 어떻게 쿨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란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쓰레기로 전락하게 될 아크릴 가림막을 활용하느니 테이블 거리를 애초에 넓게 두자'란 방향성이 도출됐고, 그 덕에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매장’을 실현할 수 있었죠.


성수에 위치한 롸카두들의 세 번째 매장

일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어떤 순간의 행복을 좋아하지 않아요. 매출도 어느 날 확 뛰는 걸 싫어해요. 그럴 때 행복해요. 비물질적 가치들을 잘 지켰는데, 매출이 오를 때요. ‘내가 잘하고 있구나’하는 거죠. 가끔 의도하지 않은 것들에 의해 매출이 늘 때도 있는데 생각보다 별 감흥이 없더라고요.
롸카두들이 실천 중인 비물질적 가치를 위한 활동이 있나요?
주로 ‘팀 복지’와 연결돼요. 예를 들어 회사에 여유 자금이 생기면 팀원들의 월급 인상을 하는 거죠. ‘집단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이 뭘까'에 대해 늘 고민해요.

기부도 매년 해오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웃음)
동료들과의 건강한 관계를 위해 꼭 지키는 것이 있나요?
존중과 포용의 자세요. 꼰대죠. 한 사람이 너무 앞질러 가잖아요? 팀 구조가 점점 원형에서 삼각형이 돼요. 모양이 변형되기보다는 면적이 늘어야 지속 가능하잖아요. ‘경쟁'이 아닌 ‘협력'이 중요해요. 그래서 ‘상호 존중 기반의 리더십'을 지향합니다.


사적인 시간이 궁금해요. 어떤 취미를 즐기나요?
게임이요. 책이나 영화를 보면 자꾸 일 생각이 나요. 게임 속엔 다양한 미션이 있잖아요. 완전히 몰입해서 미션을 깨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 생각에서 멀어져서 좋아요.

요즘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잘 못하고 있죠. 식습관도 나쁘고, 운동도 안 해요. 확실히 체력이 떨어졌어요. 맨날 졸리고, 소화도 잘 안되고, 근육통도 있고요. 그런데도 운동하기 싫어요. 다행히 술과 담배는 안 해요. 뭘 더 하기보단 안 하는 편이에요.

왜 운동을 싫어하시나요?
재미없어서죠.
사업을 하면서 ‘인간관계’가 좁아지진 않았나요?
주로 일터에서 만난 어르신들과 친해질 기회가 더 많아서 또래 친구가 거의 없긴 해요. ‘가족'이나 ‘연인'처럼 깊고 오래가는 관계에 더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타일러의 아버지가 80년대에 읽으시던 책들

‘부’에 대한 목표가 있나요.
‘월 3천만 원’이요. (웃음) 사실 돈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걸 좋아해요. 영화도 돈에 눈이 멀어서 자멸하는 이야기를 좋아하고요.

돈에 눈이 멀어서 자멸하는 영화 목록 좀 공유해주세요. (웃음)꼭 자멸한다기 보다 돈과 얽히고 섥힌 이야기를 좋아해요.『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 2007), 『빅 쇼트(Big Short, 2015),플라워 킬링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2023),『인사이드 잡(Inside job, 2010),투 빅 투 페일(Too big to fail, 2011). 하지만 저의 인생 영화는 엑스 마키나』(Ex Machina, 2015).
정신 건강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가치관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데 사실 단어에 불과해요. 실체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문제’잖아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란 생각에 사로잡히기보다는 문제 해결에 에너지를 쏟아요. 아무리 노력해도 문제 해결이 안 되면 우울을 즐겨야죠.


무한한 자유 시간이 생기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이미 무한한 시간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할 것 같은데요. 일이 아닌 다른 걸 상상해 본다면 이방인이 되는 경험을 하고 싶어요. 유년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어요. 미국에 대한 향수의 감정이 있는데 특히 ‘스몰토크' 문화를 좋아해요. 그 특유의 따스함이 종종 그리워요. 그 외에는... 특별할 거 없이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책을 추천해 주세요.



With: Goya
When: 2023.11.21 2pmWhere: 서울 성동구 뚝섬로 390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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